오수개(獒樹-)는 불이 난 것을 모르고 잠든 주인을 구했다는 개이다. 고려 시대의 문인 최자(崔滋)가 1230년에 쓴 《보한집》(補閑集)에 그 이야기가 전해진다.
오수의개 이야기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충직한 개이야기입니다.
고려시대 거령현(오늘날의 전라북도 임실군 지사면 영쳔리)에 살던 김개인은 충직하고 총명한 개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동네 잔치에 초대된 개인은 집을 나섭니다 .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인지 그날 따라 유독 그 충직한 개는 그를 끝까지 따라 나섭니다. 동네 잔치에서 걸죽하게 취한 김개인은 오늘날의 상리 부근의 풀밭에 자리를 잡고 누워 잠들게 되었습니다. 때 마침 들불이 일어나 김개인이 누워 있는 곳까지 불이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불이 계속 번져오는데도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주인을 깨우기 위해 그가 기르던 개는 짖기도 해보고 옷을 물고 흔들어 보기도 하지만 이미 만취한 그를 깨울 수가 없었습니다.그러자 그의 개는 근처에 있던 개울가로 뛰어들어 몸을 적신 다음 들불위를 뒹글어 불을 끄려 했습니다. 들불이 그의 주인에게 닿지 못하도록 여러차례 이런 행동을 반복했습니다.결국 불은 진압하였지만 개인의 개는 결국 모든 체력을 다 소진한체 그 자리에서 쓰러졌습니다. 김개인은 잠에서 깨어나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니 검게 그을린 자신의 주변과 화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자신의 개를 발견하게 됩니다.자신을 위해 목숨을 받친 그의 개를 보며 몸시 슬퍼하며 개의 주검을 묻어주고 개를 기억하기 위해 자신의 지팡이를 개의 무덤앞에 꽂았습니다. 나중에 이 지팡이가 실제 나무로 자라나게 되었고 훗날 ‘개 오'(獒)자와 ‘나무 수'(樹)를 합하여 이 고장의 이름을 ‘오수'(獒樹)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짐승이라 불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만
공공연히 큰 은혜를 저버린다네.
주인이 위태로울 때 주인 위해 죽지 않는다면
어찌 족히 개와 한 가지로 논할 수 있겠는가.
人恥時爲畜 公然負大恩
主危身不死 安足犬同論
후에 어떤이가 오수의개 이야기를 듣고 견분곡이라하여 지어진 시라합니다. 사람은 짐승이라 불리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만 공공연히 큰 은혜를 저버린다네라는 구절은 현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한번쯤은 돌이켜 볼 수 있는 구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작은 은혜라도 기억하고 감사할줄 아는 삶을 사는게 미물이라도 은혜를 아는 모든 동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이 아닐까 합니다.